AI 도구 리뷰/기타 AI 도구

"발표자료 통째로 만들어줘" 한 줄에 슬라이드 10장이 나오는 마누스 AI

피드너 2026. 7. 29. 18:00

 

얼마 전에 "신규 서비스 소개 10장 만들어줘" 딱 한 줄 던지고 커피 한 잔 내리고 왔더니, 발표자 노트까지 붙은 슬라이드가 완성돼 있더라고요. 비개발자인 제가 마누스(Manus)로 겪은 일입니다.

 

처음엔 솔직히 반신반의했어요. 근데 막상 결과물을 보니까 "어, 이거 그냥 챗봇이 아니네" 싶었습니다.

 

마누스 AI가 챗봇과 다른 점, 대답이 아니라 완수

챗GPT(ChatGPT) 같은 대화형 AI한테 발표자료를 부탁하면 보통 "이런 목차로 짜보세요" 하고 텍스트를 뱉어줍니다. 그걸 제가 다시 슬라이드에 옮겨야 하고요.

 

마누스는 결이 달라요. 지시 하나를 받으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자료를 조사하고, 파일까지 만들어서 내놓거든요. 대답이 아니라 일을 끝내는 쪽에 가깝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개발사는 싱가포르의 버터플라이 이펙트(Butterfly Effect)라는 곳입니다. 요금은 무료 플랜이 하루 300크레딧, 유료가 월 20달러에 4,000크레딧부터 시작한다고 해요. 작업이 복잡해서 조사할 게 많아지면 크레딧도 더 빨리 닳는 구조였어요.

 

 

발표자료 초안이 3분 만에 나오는 작업 과정

제일 신기했던 건 속도였어요. 단순한 지시 한 줄을 주면 발표자료 전체를 보통 3분에서 10분 안에 뽑아주는 식입니다.

 

10분이 어느 정도냐면, 제가 PPT 첫 장 제목이랑 목차만 겨우 잡고 있을 시간이에요. 그 시간에 마누스는 10장을 통째로 깔아놓는 셈이지요.

 

게다가 작업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어떤 키워드로 검색했는지, 어느 사이트를 들어갔는지가 화면에 쭉 뜨거든요. 그래서 "이 수치 어디서 가져왔지?" 싶을 때 출처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다만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중간에 "이 방향 맞아요?" 하고 묻질 않고 곧장 최종본까지 직행한다는 점이에요. 첫 지시가 어긋나면 그대로 어긋난 결과물이 나와서, 처음부터 다시 시켜야 하는 일이 생기더군요.

 

 

자료조사와 표 정리는 좋은데 디자인이 아쉽습니다

자료 조사하고 정리하는 능력은 진짜 마음에 들었어요. 시장 규모, 경쟁사 비교 같은 걸 표로 깔끔하게 묶어주고, 슬라이드마다 발표자 노트까지 달아주니까요. 발표 직전에 "뭐라고 말하지" 고민하는 시간이 확 줄어드는 느낌이었습니다.

 

문제는 두 가지예요.

 

첫째는 정확도입니다. 마누스도 결국 LLM 기반이라 없는 사실을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환각이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통계 수치는 사람이 직접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단 하나만 틀려도 발표 자리에선 치명적이거든요.

 

둘째는 디자인입니다. 레이아웃이 워낙 단조로워서 모든 슬라이드가 비슷하게 생겼어요. 텍스트 문서에 헤더만 얹은 느낌이라, 그대로 회의에 들고 들어가긴 좀 민망한 수준이었습니다.

 

 

어떤 업무에 쓰고 어떤 업무엔 피해야 할까

며칠 써보면서 정리한 기준을 나눠봤어요.

 

  1. 마감에 여유가 있고, 받은 초안을 검토·재디자인할 수 있는 작업엔 잘 맞습니다.
  2. 정확한 숫자가 생명인 IR 자료나 계약 문서엔 추천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3. 외부에 그대로 제출할 최종본 용도로도 아직은 무리예요.

 

여기에 한 가지 더 걸리는 점이 있습니다. 메타(Meta)가 인수를 시도했지만 2026년 4월 중국 당국이 20억 달러 규모의 거래를 막으면서 무산됐어요(CNBC 보도). 그래서 서비스가 오래 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요. 그러니 마누스는 핵심 도구보다는 보조 도구로 두는 게 맞다고 봐요.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큰 작업을 통째로 맡기기보다, 무료 크레딧으로 "자료조사랑 표 정리만" 같은 부분 작업을 먼저 시켜보는 걸 추천합니다. 기능과 한계를 가늠하는 데 그만한 방법이 없었어요. PPT나 구글 슬라이드(Google Slides)랑 직접 연동이 안 되는 것도, 직접 한번 옮겨봐야 체감이 됩니다.

 

 

마누스는 생각하는 비서가 아니라 초안 까는 인턴

며칠 굴려보고 내린 결론은 단순했어요. 마누스는 알아서 다 판단해주는 똑똑한 비서가 아니라, 막막한 빈 화면을 80% 채워서 던져주는 부지런한 인턴에 가깝습니다.

 

빈 슬라이드 앞에서 첫 줄을 못 떼고 30분씩 흘려보내던 그 막막함, 그걸 없애주는 게 마누스의 진짜 값어치라고 생각해요. 대신 마지막 검증과 디자인은 끝까지 사람 몫으로 남습니다. 일은 통째로 맡기되 숫자만큼은 제 눈으로 다시 세어보는 것, 그 한 줄이 마누스를 안전하게 쓰는 전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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