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아침 7시, 출근 지하철에서 카톡 알림이 울리더라고요. 어젯밤 켜둔 우분투(Ubuntu) 한 대가 밤새 메일 487통을 분류해서 보고서를 보내온 거였습니다.
이게 4월 말 공개된 마누스 클라우드 컴퓨터(Manus Cloud Computer) 라는 물건이에요. 코딩 한 줄 못 짜는 직장인이 한 주 켜놓고 일감 5개를 던져봤는데, 잘 굴러간 자리와 막힌 자리가 꽤 갈렸습니다. 솔직한 기록 그대로 적어볼게요.
Manus Cloud Computer가 기존 AI 에이전트와 다른 지점
마누스(Manus) 를 써본 분이라면 알겠지만, 보통 AI 에이전트는 작업 하나 끝나면 환경이 사라집니다. 다음에 다시 시키려면 처음부터 또 설치하고 또 인증하는 식이었어요.
마누스 클라우드 컴퓨터는 좀 달라요. 24시간 꺼지지 않는 Ubuntu 24.04 가상머신 한 대를 통째로 빌려주는 구조거든요. 어제 깐 패키지, 어제 짠 스크립트, 어제 띄워둔 프로세스가 오늘도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다만 화면(GUI) 이 없어요. 터미널 명령어로만 굴려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비개발자는 "자연어로 지시 → 마누스가 .sh 스크립트 생성 → cron 에 등록" 이 흐름 하나만 익히면 되더군요.
Gmail 자동 분류 487통 — 환각이 터진 21통
처음 시킨 일은 Gmail IMAP 인증 후 매일 아침 7시에 미열람 메일을 분류해서 노션(Notion) 에 정리하는 작업이었어요. 자연어로 한 번 지시했더니 파이썬 스크립트 작성하고 cron 등록까지 알아서 끝냈습니다.
7일간 487통이 처리됐습니다. 그런데 '회신 필요' 로 잡힌 62통 중 21통에서 환각이 터졌어요. 메일 본문에 없는 약속 시간을 임의로 만들어 노션에 적어둔 거예요.

자동 발송까지 맡겼으면 사고 났을 것 같습니다. 초안 저장까지만 시키고 발송은 사람이 누르는 쪽(HITL, Human-in-the-loop) 이 안전하다고 봐요. 비용은 첫 스크립트 생성에 크레딧이 약 280 빠졌고, 그 이후로는 월 $10 Basic 플랜 안에서 추가 과금이 없었습니다.
RSS 뉴스 요약 자동화와 새벽에 끊긴 자가 복구
5개 신문사 RSS 를 새벽에 긁어와 키워드 가중치로 12건 추리고,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 로 쏘는 자동화도 걸어봤어요. 7일 중 6일은 6시 반에 깔끔하게 도착했습니다.
하루는 실패했는데요, 한 신문사가 RSS 스펙을 슬쩍 바꿔서 파서가 멈춘 거였어요. "로그 읽고 고쳐" 한 줄 던졌더니 12분 만에 자동 패치되더라고요. 이 자가 복구 흐름은 솔직히 신기했습니다.

비교하자면, 같은 일을 자피어(Zapier) 같은 노코드 도구로 짜면 월 $30 이상 플랜이 필요하다는 비교가 인터넷에 많이 떠도는 편이에요. 마누스 쪽은 $10 정액 안에서 굴러갔어요.
가계부 CSV 자동 분류 — '스타벅스가 교육비' 라는 환각
거래내역 CSV 를 던지고 "카테고리 분류하고 월별 그래프 PNG 로 저장" 이라고만 적었어요. pandas, matplotlib 자동 설치까지 포함해서 14분 만에 끝났습니다.
다음 날 "식비를 카페와 외식으로 분리해줘" 라고 추가 요청했더니, 어제 만든 환경을 그대로 재사용해서 1분 만에 다시 그려주더군요. 매번 처음부터 다시 까는 일반 챗봇과 가장 큰 차이가 이 지점이었습니다.
다만 분류 자체는 또 환각이 끼었어요. '스타벅스 강남' 결제 한 건이 '교육비' 로 들어가 있었습니다. 가계 결산같이 숫자가 곧 돈이 되는 일감은 사람이 한 번 더 훑는 검수가 반드시 필요해 보여요.
참고로 뒤에 적을 "월 $14" 는 정액 $10 Basic 플랜과 초기 스크립트 생성용 크레딧 약 $4 어치, 이 두 가지 과금 체계를 합산한 숫자입니다. 정액과 크레딧이 따로 굴러간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시는 게 좋아요.

개인적으로는 메일·뉴스 같은 정보성 일감보다 가계부·재무같이 숫자 정확도가 중요한 일감에는 한 단계 더 보수적으로 굴리는 쪽을 추천합니다. AI 가 자신감 있게 틀리는 대목이거든요.
한국 사이트 로그인 한계와 월 $10 비용 정산
기대했던 일감 중 하나는 네이버·다음 메일 / 카페 자동 모니터링이었는데요, 제 경우엔 모두 캡차로 막혀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갔어요.
그래서 RSS·공식 API 가 열려 있는 서비스로만 일감을 다시 짰습니다. 한국 사이트를 자동화하려면 공식 API 가 있는지부터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비용은 첫 주 실비가 Basic 플랜 $10 + 초기 스크립트 생성 크레딧 약 $4, 합쳐 $14 정도였어요. 자동화가 자리 잡은 둘째 주부터는 월 $10 안에서 끝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안정성은 한 가지 짚어야 합니다. Basic 플랜은 RAM 1GB 라 가계부처럼 pandas 가 큰 CSV 를 잡으면 메모리 초과로 작업이 한 번 누락됐어요. 정기 업무로 굴리실 거면 Standard 플랜(4GB RAM, $30) 이상을 권합니다.
마치며
한 주 굴려본 솔직한 한 줄은 이거예요. 마누스 클라우드 컴퓨터는 "AI 가 24시간 일해주는 직원" 이 아니라, "내가 짜둔 자동화를 24시간 대신 켜두는 책상 한 칸" 에 가깝습니다. 환각도 그대로 있고 한국 사이트 한계도 그대로예요.

그래도 결국 숫자 한 줄로 닫자면 이렇습니다. 메일 487통, RSS 7일, 가계부 한 달치, 합쳐서 월 $14. 첫 주 결산은 이 네 개가 전부였던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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