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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이용률 1분기 37.1%, 세계 최고 상승률이 숨긴 것들

피드너 2026. 5. 27. 18:00

 

한국이 AI 도입 속도 세계 1위라는 헤드라인이 돌고 있는데요. 정작 이용률 자체는 UAE의 절반 수준이라는 얘기입니다. "1위"라는 단어가 가린 진짜 자리는 "16위"거든요.

 

한국 생성형 AI 이용률 37.1%, 어떤 수치냐면

마이크로소프트 AI 이코노미 인스티튜트(Microsoft AI Economy Institute)의 1분기 보고서 Global AI Diffusion in Q1 2026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한국의 생성형 AI 이용률이 37.1%, 전 분기 대비 +6.4%p 상승해 조사 대상국 중 최고 상승폭을 찍었다고 해요.

 

기준이 좀 느슨한데요. "근로 연령 인구 중 분기 내 1회 이상 사용자"가 잣대입니다. 37.1%가 어느 정도냐면, 회사 100명 부서 중 분기에 한 번이라도 챗GPT(ChatGPT) 같은 도구를 켜본 사람이 37명이라는 얘기예요. 매일 쓰는 사람의 비율이 절대 아닙니다.

 

게다가 같은 보고서를 인용한 국내 보도 사이에서도 37.1%와 31.7%가 혼재하고 있더라구요. 원문 풀버전이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 교차 검증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UAE·싱가포르 절반 수준, '세계 1위' 진짜 의미

순위로 보면 한국은 "18위에서 16위로" 두 계단 올랐다고 보도되고 있는데, MS 원문 PDF에서 자릿수가 직접 확인되는 표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 "상위권 진입"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안전합니다. 1위는 UAE(70.1%), 2위는 싱가포르(63.4%)로 알려져 있어요. 한국 37.1%의 거의 두 배 수준입니다.

 

그래서 "세계 1위"라는 표현은 상승 속도에만 한정되는 표현이에요. 절대 이용률 1위가 아니라, 가속 페달을 가장 세게 밟은 나라가 한국이라는 의미죠.

 

기저 효과도 같이 짚어야 합니다. 출발선이 낮으면 같은 분량을 늘려도 상승률은 크게 찍히는 경우가 많거든요. 70%에서 76%로 오르는 것과 30%에서 37%로 오르는 건 +6%p라는 숫자가 같아도 무게가 다른 셈입니다.

 

 

'직장인 1.5시간 단축' 통계, 그대로 믿어도 되나

같이 인용되는 수치가 하나 더 있는데, 출처가 다른 보고서라 따로 떼어 봐야 합니다. 한국은행 2025년 8월 보고서('AI의 빠른 확산과 생산성 효과')에 따르면, 한국 직장인이 AI로 주당 약 1.5시간을 아끼고 있고, 활용 강도가 미국 대비 약 2~3배 수준이라는 결과가 나왔어요. 앞서 본 MS 보고서와는 별개 자료라는 점부터 분리해두는 게 좋습니다.

 

여기서 단서 세 가지를 깔아야 해요.

  1. 자기 보고 설문 기반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측정이 아니라 "체감"이라는 의미죠.
  2. AI 초안 뒤에 검수·수정 시간(요즘 식으로 말하면 HITL, Human-in-the-Loop 구간)이 따로 들어가는 경우, 순 절감 시간은 통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3. 평균 1.5시간은 소수 헤비 유저의 시간이 분자를 끌어올렸을 가능성이 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챗GPT로 회의록 초안을 뽑은 다음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이 만만치 않더라구요. 절약한 시간만큼 검수에 다시 쓰는 셈인데, 이게 통계엔 안 잡히는 항목입니다.

 

카카오톡 AI 탑재와 한국어 모델, 도입 속도의 진짜 원인

상승폭이 왜 한국에서 가장 컸냐고 한다면, 저는 결정적 변수 두 가지가 있었다고 봅니다.

 

첫째는 유통 채널이에요. 2025년 10월 카카오톡 안에 챗GPT가 직접 들어간 게 컸습니다. 카카오톡 가입자 5천만이 굳이 별도 앱을 깔지 않아도 AI를 부를 수 있게 됐으니, 진입 장벽 자체가 사라진 셈이지요.

 

둘째는 한국어 성능입니다. GPT-4o → GPT-5 흐름에서 비영어권 모델 품질이 크게 올라왔어요. 마이크로소프트 보고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한 15개국 중 12곳이 아시아라는 점을 짚으면서, 비영어권 모델 성능 개선을 핵심 동력으로 꼽았습니다.

 

여기에 네이버 'Agent N' 로드맵 공개(쇼핑 에이전트가 먼저 선출시되는 단계 구성), 정부의 'Sovereign AI' 컨소시엄 같은 공급 측면 움직임도 같이 굴러갔습니다. 다만 무게는 소비 쪽에 실렸다고 보입니다.

 

 

37.1%가 가린 디지털 격차와 해외 모델 의존

수치가 화려해도 그 안의 균질성은 살펴봐야겠습니다.

 

MS 보고서 자체에도 글로벌 북부(약 27.5%)와 남부(약 15.4%) 사이의 디지털 격차가 함께 적혀 있어요. 한국 안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보이는데, 업계 자료에서는 한국 내 AI 활용이 대기업·청년층에 편중되어 있고, 중소기업·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상태라는 평가가 자주 나오는 편이에요. 분기 1회 사용 기준으로 잡힌 37%가 사실은 그 안에서 매우 좁은 그룹이 끌고 가는 숫자일 가능성이 큽니다.

 

소비-공급 불균형도 짚어야 해요. 한국이 빠르게 빨아들이는 AI는 거의 다 해외 프론티어 모델이거든요. 사용자는 늘었지만 그 뒷단의 토큰 결제(요즘은 조직 단위 Task Budgets로 관리되는 그 비용입니다)는 OpenAI, 앤스로픽(Anthropic), 구글(Google)로 빠져나가는 구조입니다. 정부가 'Sovereign AI'를 외치는 이유도 거기 있다고 봅니다.

 

저작권·프라이버시 영역의 사회적 합의가 아직 비어있다는 점도 같이 걸려요. 도입 속도가 빠른 만큼 규제 공백 구간에서 사고가 터질 여지도 큰 상황으로 보입니다.

 

 

마치며

37.1%에서 UAE 절반·분기 1회 기준·자기 보고 시간 절감·해외 모델 의존, 이 네 단서를 떼고 나면 한국 자리는 결국 16위 그대로입니다. 1분기의 실제 좌표는 거기였다는 얘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