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9일 오후, 평소처럼 클로바X(CLOVA X)를 열었더니 '서비스가 종료되었습니다'라는 문구만 남아 있었습니다. (검색에 특화됐던 '큐:(Cue:)' 서비스도 이때 함께 종료됐죠.) 2년 반 넘게 쌓아둔 대화 기록도, 북마크해둔 답변도 전부 사라진 거예요.
솔직히 좀 멍했어요. 챗GPT(ChatGPT)로 옮기면 된다는 건 알지만, 클로바X 특유의 한국어 톤과 검색 연동 방식에 꽤 익숙해져 있었거든요. 그래서 종료 이후 한 달 동안 이것저것 직접 써보고 정리해봤습니다.
CLOVA X 종료 배경: 점유율 2%가 말해주는 것
종료 소식이 갑작스러웠지만, 숫자를 놓고 보면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입니다.
오픈서베이 등 주요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생성형 AI 이용자 중 클로바X를 주력으로 써본 비율이 약 2% 수준에 불과했다고 해요. 같은 조사에서 챗GPT는 40%대였으니, 격차가 20배 이상이거든요. 네이버 입장에서는 실험실 성격이었던 별도 앱을 계속 운영하기보다, 수천만 명이 이미 쓰는 검색·쇼핑 안에 AI를 녹여 넣는 쪽이 훨씬 합리적인 전략적 선택이었을 겁니다.
실제로 네이버가 내세운 키워드가 '온 서비스 AI'예요. AI 브리핑이 지난해 12월 기준 통합 검색 질의의 20%를 돌파했다고 하니, 어쩌면 클로바X 없이도 상당수 사용자가 네이버 안에서 이미 AI를 쓰고 있었던 셈입니다. 이번 종료는 '대규모 이탈' 사태라기보다 소수 충성 사용자들의 대안 찾기에 가까운 상황이에요. 저도 그 소수 중 하나였고요.

클로바X 대안으로 사용자들이 옮겨간 5곳
1. 네이버 AI 탭: 클로바X 기능의 내부 흡수 가장 자연스러운 이동 경로는 네이버 안에 남는 것입니다. 클로바X가 종료됐지만 기능 자체는 네이버 검색 안으로 흡수됐으니까요.
AI 브리핑은 검색 결과 상단에 요약 카드 형태로 이미 나오고 있어요. 네이버 자체 발표 기준 약 3,000만 명 이상이 접하고 있다는 수치를 보면, 클로바X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미 쓰고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2026년 상반기 중에는 질문-탐색-실행을 한 흐름에서 처리하는 에이전트형 서비스인 'AI 탭' 베타 오픈도 예정돼 있습니다. 네이버 생태계 연동을 중시하셨다면 여기서 좀 기다려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2. 챗GPT: 압도적 1위의 이유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조사 기준으로 국내 월간 활성 사용자(MAU)가 무려 2,293만 명(2026년 2월 기준)에 달하며 사실상 시장 표준이 된 상태입니다.
한국어 성능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최근 GPT-5.5까지 이어지는 5.x 시리즈로 넘어오면서 성능 우위가 계속 지속되고 있어요. 다양한 작업을 한 곳에서 해결하고 싶다면 챗GPT가 가장 무난한 선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글쓰기나 빠른 요약 작업에 제일 많이 쓰게 되네요. 응답 속도가 빠르고, 한국어 표현도 꽤 자연스러워요.
3. SKT 에이닷: 한국어 뉘앙스가 중요했다면 에이닷(A.)은 SKT가 운영하는 한국 특화 AI 서비스입니다. 자체 언어 모델(A.X 4.0) 기반으로 한국 문화와 언어 이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와이즈앱 기준 모바일 앱 MAU는 119만 명 수준이지만, SKT 자체 발표에 따르면 통신·티맵 등을 합친 통합 MAU는 1,000만 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AI 메시지 자동 작성이나 보이스피싱 탐지 같은 통신사 특화 기능도 포함되어 있어요. 클로바X의 한국어 뉘앙스 처리 방식이 마음에 드셨던 분들에게는 가장 근접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4. 뤼튼: 무료로 다양하게 쓰고 싶다면 뤼튼(Wrtn)은 국내 AI 포털 중 빠르게 성장한 서비스입니다. 자체 발표 기준 MAU 600만 명 규모예요. (참고로 와이즈앱 모바일 앱 집계 기준으로는 135만 명이라, 기준에 따라 수치가 꽤 달라집니다.)
무료로 AI 검색과 챗봇을 쓸 수 있고, 캐릭터 챗 서비스(크랙)도 포함해 단순 챗봇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방향으로 확장 중이에요. 여러 AI 기능을 한 곳에서 무료로 쓰고 싶다면, 뤼튼이 꽤 만족스러운 선택일 수 있습니다.
5. 퍼플렉시티: 검색 기능이 핵심이었다면 퍼플렉시티(Perplexity)는 답변과 함께 출처를 명확히 제시하는 AI 검색 특화 서비스입니다. (와이즈앱 기준 국내 MAU는 약 152만 명 수준이에요.)
클로바X의 검색 연동 기능을 자주 쓰셨다면 가장 비슷한 사용 경험을 기대할 수 있어요. 예전에는 SKT 제휴로 Pro 플랜을 무료로 쓸 수 있었는데, 2025년 9월부터 신규 신청이 종료됐죠. 최신 정보 리서치나 출처 확인이 잦은 작업이라면 지금 유/무료 플랜을 통틀어 퍼플렉시티가 가장 잘 맞다고 봅니다.

용도별 AI 조합으로 빈자리 채우는 법
위의 5곳을 다 쓸 필요는 없어요. 다만 용도에 따라 나눠 쓰는 게 결과물 면에서 확실히 낫더라고요. 저는 지금 이런 조합으로 굴리고 있습니다.
- 한국어 글쓰기·빠른 요약: 챗GPT (GPT-5.5 강점 활용)
- 문서 분석·긴 글 정리·추론: 클로드(Claude) — 분량이 긴 내용을 통째로 넣어야 할 때 특히 강합니다
- 최신 정보 리서치·출처 확인: 퍼플렉시티, 네이버 AI 브리핑
- 일상적인 네이버 검색 흐름: 네이버 AI 탭 (상반기 베타 오픈 대기 중)

마치며
클로바X 하나로 해결하던 게 여러 곳에 나뉜다는 게 처음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써보면 각 서비스가 잘하는 영역이 뚜렷이 갈려 있어서, 오히려 결과물의 질이 한 단계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클로바X를 대체할 '단 하나의 완벽한 서비스'를 찾는 대신, 한동안 저는 이 두세 개 조합을 그대로 운영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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