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 새벽 두 시, 마감 직전 회의록 30페이지를 Qwen 창에 통째로 붙여넣었습니다. 40초 만에 발언자별 정리가 떨어졌어요. 무료로요.
그 순간 솔직히 들었던 생각이 이거였습니다. "이걸 왜 공짜로 풀지?" 그리고 한 주 동안 딥시크(DeepSeek)와 Qwen 을 번갈아 써보면서 손에 잡힌 결론을 정리해봤어요. 챗GPT 유료 구독을 끊을지 말지 한 번이라도 고민해보신 분이라면 끝까지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딥시크와 Qwen, 무료 정책이 왜 이렇게 셀까요
먼저 두 모델 모두 중국 회사가 만들었습니다. 딥시크는 항저우 스타트업, Qwen 은 알리바바 클라우드(Alibaba Cloud) 작품이에요. 핵심 모델은 각각 2026년 4월에 공개된 딥시크 V4, 2026년 6월에 출시된 멀티모달 모델 Qwen 3.7 Plus 라고 알려져 있어요.
무료 정책이 진짜 셉니다. Qwen 은 chat.qwen.ai 에서 회원가입만 하면 1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우까지 받아주는 모델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풀어두고 있는데요. 100만 토큰 컨텍스트 윈도우가 어느 정도냐면, A4 용지로 400~500장 분량 문서를 한 번에 통째로 넣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딥시크 쪽은 더 흥미롭습니다. 단계별 사고 과정을 보여주는 추론 모드(R1·V4 사고 모드)까지 무료예요. 챗GPT 가 같은 기능을 유료 구독에만 풀어둔 걸 생각하면 가격 경쟁력 격차가 큽니다.
여기에 오픈소스 정책도 흥미롭습니다. DeepSeek 은 V4 가중치까지 MIT 라이선스로 풀고 있고, Qwen 도 3.5·3.6 등 이전 세대 가중치를 Hugging Face(허깅페이스)에 공개해온 흐름이에요. 다만 이번 신규 멀티모달 모델인 Qwen 3.7 Plus 는 현재 proprietary 라이선스로, 가중치 공개는 예정 단계입니다. Qwen 은 2026년 4월 기준 전 세계 오픈소스 AI 다운로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요. 점유율부터 사용자 데이터까지 다 잡으려는 그림으로 보입니다.

Qwen 한국어 vs 딥시크 한국어, 직접 시켜봤어요
한 주 동안 같은 작업을 두 모델에 똑같이 시켜봤어요. 결과가 작업별로 갈리더라고요.
1. 정중한 메일 작성
거래처에 보내는 사과 메일을 시켜봤습니다. Qwen 은 격식체를 끝까지 유지했어요. 딥시크는 중간에 "~했어" 같은 반말이 한두 번 섞여 나왔는데, 다시 시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습니다. 존댓말·반말 처리만 보면 Qwen 쪽 한국어가 한 수 위였어요.
2. IT 기사 번역
해외 테크 뉴스 한 꼭지를 번역시켰는데, "on-device AI" 를 Qwen 은 "온디바이스 AI" 로 그대로 두더라고요. 딥시크는 "기기 내 인공지능" 으로 직역했어요. 한국 IT 업계가 실제로 쓰는 용어를 더 잘 잡는 쪽은 Qwen 이었습니다.
3. 긴 회의록 요약
여기서 판이 뒤집힙니다. 30페이지 회의록을 발언자별·주제별로 정리시키니까 딥시크 추론 모드가 더 또렷한 결과를 내놨어요. 추론 단계를 펼쳐가며 발언 흐름을 잡아내는 게 Qwen 보다 깔끔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글쓰기·번역은 Qwen, 분석·요약은 딥시크 쪽으로 자리를 나눠두고 쓰고 있습니다. 한 도구로 다 처리하려고 하면 어느 한쪽에서 실망하게 되거든요.

딥시크 사용법과 개인정보, 이 부분은 알고 쓰셔야 합니다
딥시크는 한국에서 한 번 사고가 있었어요. 2025년 2월 PIPC(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가 시작되자 딥시크가 자진해서 신규 다운로드를 중단했고, 같은 해 4월 조사 결과로 ByteDance 계열 클라우드(Volcano Engine) 를 포함한 해외 업체로 사용자 프롬프트와 기기 정보까지 무단 이전된 사실이 확인됐어요. 4월 28일 정책 보강 뒤 앱 마켓에서 다시 받을 수 있게 됐고요. 지금은 앱 설정에 '중국·미국 기업으로 개인정보 이전 거부' 옵션이 들어가 있어요.
Qwen 은 2026년 6월 시점까지 비슷한 조사나 사용 제한이 알려진 바 없는 상황입니다. 다만 두 모델 모두 입력 데이터가 모델 학습에 사용된다는 점은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운용하고 있습니다.
- 주민번호·실명·계좌번호 같은 식별 정보는 무조건 익명화해서 넣습니다.
- 회사 내부 문서는 가공해서 일반화한 뒤에 붙여넣어요.
- 정부·금융권·공공기관 업무용 자료는 아예 안 올립니다.
회사 보안 정책으로 중국 AI 접속 자체를 막아둔 곳도 늘고 있다고 해요. 사내 슬랙(Slack)에 "Qwen 으로 정리해봤다" 류 자료를 올리기 전에 한 번 확인하시는 게 안전합니다.
그리고 천안문, 대만, 신장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는 두 모델 다 답변을 회피하거나 결을 바꿔서 답해요. 한국 법률·세무·의료 정보도 정확도가 떨어지고 시점이 구식인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이런 영역은 공식 문서를 직접 첨부해 답변을 유도하는 방식이 거의 필수예요.
무료 AI 추천 결론, 챗GPT 자리는 정말 흔들릴까요
한 주 돌려보고 솔직한 감각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대체 가능한 자리가 분명히 있어요. 블로그 초안, SNS 카피, 반복적인 글쓰기는 Qwen 으로 충분합니다. 긴 문서 요약·번역도 마찬가지예요. 코딩·수학 문제 풀이는 딥시크 추론 모드가 무료로 풀려 있으니 굳이 유료를 결제할 이유가 약해집니다.
대체가 어려운 자리도 또렷합니다. 민감 정보가 들어가는 업무, 한국 법률·세무·의료 같은 국내 특화 영역, 그리고 회사 내부 자료. 이 자리는 챗GPT 나 클로드(Claude) 같은 유료 모델을 주력으로 쓰고 중국 AI 는 보조로 돌리는 게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한 주 동안 손에 남은 건 한 줄이에요. 흔들리는 건 챗GPT 자리가 아니라, "공짜로 쓸 수 있는 작업의 폭"입니다. 둘 중에 고르라면 저는 후자에 손을 들겠습니다. 유료 구독은 그대로 두고, 글쓰기·요약 같은 분량 작업은 Qwen 한 창 더 띄워두는 쪽으로요. 그 두 창 사이를 오가는 것만으로도 한 달 작업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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