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구 리뷰

AI 여행 계획 직접 써봤다, 7월 100만원 휴가에서 살린 시간과 깨진 가격

피드너 2026. 6. 28. 18:00

 

젊은 여행자 91%가 AI 플래너를 쓴다는데, 막상 'AI한테 결제까지 맡길래?' 물으면 8%만 그러겠다고 합니다. 이 83%p 격차, 공식 발표 자료·해외 리뷰·시연 영상을 정리하고 한국에서 실제로 접근 가능한 구간만 직접 돌려보니 이유가 분명하더라고요.

 

7월 휴가 100만원 예산, 챗GPT·제미나이에 같은 질문 던지기

지난주에 와이프랑 7월 셋째 주 휴가 계획을 짜야 했는데요. 평소 같으면 스카이스캐너(Skyscanner) 켜놓고 구글플라이트(Google Flights) 도 같이 띄워서 한 시간씩 헤매다 끝났을 작업이에요. 이번엔 일을 좀 다르게 잡았습니다. 챗GPT(ChatGPT) 와 제미나이(Gemini) 에 똑같은 조건을 던지고, 한국에서 실제로 접근 가능한 구간만 본인 검증으로 돌려보기로 한 거예요.

 

조건은 단순했어요. "7월 셋째 주 3박 4일, 1인 100만 원, 비행 4시간 이내 휴양지, 아이 없이 둘이서." 30초 안에 다낭·세부·코타키나발루 3곳이 후보로 떴고, 항공 35~45만 원·숙소 40만 원·현지비 15만 원 식으로 예산 배분까지 같이 나왔습니다. 여기까지는 진짜 빠르더라고요.

 

기준은 두 가지로 잡았어요. Klook 조사로 알려진 AI 플래너 사용 의향 91%(2026년 Klook Travel Pulse, 밀레니얼·Z세대 중심 고객 11,000명 조사) 와, Expedia 조사에서 나온 AI 결제 신뢰 8%. 이 두 수치 사이 어디쯤이 제 체감인지가 궁금했습니다.

 

AI 여행 계획에서 진짜 시간을 살린 구간

후보지 3개를 압축하는 데 6분 걸렸습니다. 평소 블로그 후기 돌려보면서 2~3시간 깔리던 작업이 한 자릿수 분으로 줄어든 거예요. 솔직히 이 구간만 놓고 보면 91%가 쓰는 이유가 납득됩니다.

 

제미나이 쪽 캔버스(Canvas) 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구글이 공개한 데모 영상 기준으로 "다낭 1박을 호이안으로 빼고 싶다" 던지면 일정표가 바로 다시 짜여서 떴고, 환승 시간·수하물 규정·공항 픽업 평균 요금 같은 부가 정보도 같은 화면에서 같이 정리되는 흐름이었습니다. 다만 캔버스 기능 자체는 미국 데스크톱 Labs 한정이라, 한국에서는 시연 영상으로 확인하고 일반 제미나이 채팅 화면에서 동선 재배치 정도만 비슷하게 굴려볼 수 있었어요. 상태 하나 바꾸면 의존하는 카드가 다시 그려지는 그 흐름이 화면 안에 살아 있더라고요.

 

여기서 살린 시간을 좀 구체적으로 적어보면 이렇습니다.

 

  1. 후보지 3개 선별: 평소 2시간 → 6분
  2. 일정 초안 짜기 (3박 4일 동선): 평소 1시간 → 12분
  3. 수하물·환승 규정 정리: 평소 30분 → 5분

 

다 합치면 3시간 30분 가까이 걸리던 작업이 23분 안쪽으로 끝났어요. 의사결정 비중이 낮은 단순 정리 구간에서는 AI 가 압승이에요.

 

 

챗GPT 항공권 가격, 스카이스캐너랑 9만 원이 벌어진 이유

진짜 문제는 가격 비교 구간이었습니다. 챗GPT 가 다낭 왕복 38만 원이라고 자신 있게 적어줬는데, 같은 시간대 스카이스캐너 실시간 검색은 47만 원이 최저가였습니다. 9만 원 차이면 한 사람 2박 숙소비예요.

 

원인을 좀 파보니까 단순했습니다. 챗GPT 의 여행 연동이 Expedia·Booking.com 등 제휴사 재고 안에서만 검색한다는 점이었어요. 항공사 직판 특가나 다른 OTA 프로모션은 애초에 검색 대상 밖이라는 얘기입니다. "최저가" 라는 단어가 같아도 보고 있는 풀이 다른 거예요.

 

더 곤란한 건 챗GPT 단독 모드였습니다. 연동 안 붙은 상태에서 항공편을 물으면 그럴듯한 항공편명·출발 시각·가격을 만들어내요. 실제로 받은 답 중 한 편은 해당 시간대에 운항하지 않는 노선이었습니다. AI 가 모르는 걸 모른다고 안 하고 채워 넣는 거예요.

 

여기 한 가지 더 챙겨야 할 게 있어요. 예전에 Air Canada 챗봇이 사별 할인 규정을 잘못 안내해서 BC 시민분쟁해결재판소(CRT) 가 항공사에 CAD 812.02 배상 책임을 물린 판례가 있었습니다(2024년 Moffatt v. Air Canada). AI 답변이 법적 책임 대상이 된 거예요. 결제 직전 화면이나 챗봇 답변은 캡처해서 따로 보관해두는 습관이 필요해진 셈입니다.

 

 

챗GPT 추천에서 결제 직전 다시 본 항목 3가지

실제로 결제 직전에 손으로 다시 확인한 항목들이에요.

 

1. 환불·변경 수수료

 

챗GPT 가 "무료 변경" 이라고 적어준 항공권이 실제로는 변경 수수료 15만 원짜리 특가 운임이었습니다. 운임 규정 페이지를 직접 열어보지 않았다면 출발 직전에 멘붕 왔을 대목이에요. 특가일수록 환불·변경이 제한적인 게 일반적인데, AI 가 이 규정을 정확히 끌어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 조식·수하물 포함 여부

 

"조식 옵션" 을 "조식 포함" 으로 잘못 옮긴 답변이 있었어요. 옵션은 추가 결제고 포함은 기본인데, 단어 한 글자 차이로 30만 원짜리 4박이 다른 견적이 됩니다. 위탁수하물도 마찬가지예요. 가방 1개 포함인지, 사전 결제 추가인지에 따라 항공권 실비가 5~10만 원씩 움직였습니다.

 

3. 평점·리뷰 수치

 

AI 가 "Booking.com 평점 9.0 이상" 이라고 추천해준 호텔이 실제로는 8.2였습니다. 0.8 차이면 휴양지 호텔에선 분위기가 완전히 갈리는 점수예요. 숫자만큼은 원본 사이트에서 한 번 더 확인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AI 9 : 사람 1, 3시간이 50분으로 줄어드는 분업

다 해보고 제가 잡은 분업 비율은 9:1 입니다. 영감·후보지 압축·초안 동선·부가 정보 정리까지, 의사결정 비중이 낮은 영역은 다 AI 한테 보내요. 사람은 결제·운임 규정·실시간 잔여 좌석 같은 최종 확정 단계만 손으로 잡습니다.

 

이 분업으로 평소 3시간 30분 깔리던 휴가 준비 시간이 50분 안쪽으로 줄었어요. 줄어든 2시간 40분은 와이프랑 어디서 뭘 먹을지 더 고민하는 자리로 갔습니다. 솔직히 이 부분이 제일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챗GPT 보다 제미나이 쪽이 가격 자리에서 한 박자 더 정확했습니다. 구글플라이트·구글호텔·구글맵 직접 연동이라 검색 범위가 챗GPT 의 Expedia 재고보다 넓었어요. 다만 Gmail·검색 이력을 가져다 쓰는 쪽이라 개인정보 한쪽을 내주는 맞바꿈이 있는 점은 짚고 가야 할 대목입니다.

 

83%p 격차는 결국 "추천은 받지만 결제는 못 믿겠다" 는 사용자 감각의 정확한 표현이었어요. 91%가 추천을 받고 8%만 결제를 맡긴다는 건, 나머지 83%는 저처럼 손으로 한 번 더 본다는 얘기였습니다.

 

3시간 30분이 50분으로. 이번 휴가에서 AI 가 저한테 돌려준 건 결국 그 2시간 40분 한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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