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주에 마누스(Manus)한테 '딥 리서치 한 번' 시켰더니 월 구독료의 25%가 한 방에 날아갔습니다. 4번이면 한 달치 크레딧 끝이라는 얘기예요.
요즘 'AI 에이전트'라는 단어가 챗GPT(ChatGPT)랑 뭐가 다른지 헷갈리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저도 비개발자 입장에서 궁금해서 퍼플렉시티 코멧(Perplexity Comet), 마누스, 젠스파크(Genspark) 세 개를 하루씩 결제하고 굴려봤습니다. 셋 다 챗GPT 같은 즉답 도구가 아니더라고요. 컴퓨터를 대신 만져주는 '비동기 일꾼'에 가까웠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챗GPT와 다른 결정적 이유
가장 큰 차이는 '기다림'입니다. 챗GPT는 질문하면 5초 안에 답이 오죠. 에이전트는 다릅니다. 가상 브라우저나 리눅스 샌드박스 안에서 로그인하고, 페이지 넘기고, 파일 저장하고, 코드 실행하는 실제 작업을 처리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작업 한 건에 5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걸립니다. '20분 뒤에 다시 보세요' 같은 안내가 뜨는 게 기본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게다가 완전 자율도 아니에요. 로그인, 결제, 캡차 인증 단계에서 사용자를 호출하면서 멈추는 일이 잦습니다. 1시간짜리 작업 하나 돌리는 동안 서너 번은 책상으로 불려오게 되더라고요. HITL(Human-in-the-loop)이 옵션이 아니라 기본값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Perplexity Comet, 가장 빠른 리서치 보조 브라우저
세 개 중에서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게 퍼플렉시티 코멧입니다. 크롬(Chrome) 자리를 통째로 대체하는 AI 브라우저예요. 사이드바에서 지금 보고 있는 페이지를 즉시 요약해주고, 인용 출처를 달아주니까 기사 리서치 속도가 확 줄어듭니다.
가격 구조는 한 번 짚고 가야 해요. 코멧 브라우저 자체는 작년 10월부터 전 세계 무료입니다. 월 $20짜리 Perplexity Pro에 가입하면 Pro Search 무제한과 Comet Plus가 얹어지는 구조예요. 비용 예측이 쉬워서 셋 중 제일 마음이 편한 포지션이지요. 단점은 분명합니다. 단순 키워드 검색은 구글보다 떨어지고, '맛집 추천' 같은 로컬 검색도 약한 편이에요.
조심하셔야 하는데요, 결제·예약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작업은 절대 코멧한테 일임하지 마세요. 항공편·호텔처럼 결제·예약을 에이전트에 자율 위임했다가 잘못 잡힌 일정이 그대로 결제까지 가버리는 위험이 자주 거론됩니다. 저도 도메인 검색까지만 시키고, 실제 결제 버튼은 사람 손으로 누르고 있어요.

Manus AI 크레딧 함정, 딥 리서치 한 번에 25%
마누스는 진짜 '인턴'에 가깝습니다. 출처가 박힌 30페이지짜리 시장조사 보고서를 뽑아주고, 데이터 분석을 시키면 파이썬(Python) 코드와 그래프까지 같이 던져줍니다. 결과물 퀄리티는 세 개 중 으뜸이에요.
문제는 두 가지인데요. 첫째, 진짜 느립니다. 같은 '국내 경쟁사 5곳 가격·기능 비교 보고서' 과제를 마누스는 1시간 40분, 젠스파크는 12분에 끝냈어요. 같은 입력에 시간 차이가 8배 넘게 벌어지는 구간입니다.
둘째, 비용 함정입니다. 월 $20에 4,000 크레딧이 기본인데, '딥 리서치' 한 번 누르면 1,000 크레딧이 그냥 빠집니다. 큰 결심하고 4번 누르면 그달 카드가 끝나는 구조예요. 입문용으로 추천드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Task Budgets 같은 상한 설정이 더 촘촘해지기 전까지는 손이 떨릴 수밖에 없어요.

Genspark AI로 뽑은 PPT·전화 자동화
젠스파크는 80개가 넘는 내장 도구를 자동으로 갈아끼우면서 작업합니다. PPT 자동 생성, 랜딩페이지 제작, 식당 예약 전화까지 한 화면에서 됩니다. 식당 예약은 진짜 사람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주는데, 처음 듣고 살짝 소름이 돋더라고요.
신뢰성도 셋 중 가장 높은 편입니다. GPT, 클로드(Claude), 제미나이(Gemini)를 교차로 돌려서 답을 맞춰보는 Mixture-of-Agents 구조라, 날짜·숫자 같은 환각이 눈에 띄게 적었어요.
가격은 월 $24.99로 셋 중 제일 비쌉니다. 슬라이드 한 벌 뽑는 데 분량에 따라 300~500 크레딧 사이로 빠지고요. 전화는 통화 시간이 늘수록 크레딧이 빠르게 줄어드는 구조라, 3분짜리 예약 통화 한 번이면 100크레딧 단위는 가볍게 나갑니다. 소모 속도가 빠른 편이라, 저도 하루 만에 월 한도의 40%를 써버렸네요. 그래도 결과물이 바로 외주 대체급으로 나오니까, PPT 한 장을 디자이너한테 맡겼을 때 드는 비용을 생각하면 손익이 맞는 방식이라고 봅니다.

비개발자가 한 개만 결제한다면 어느 쪽?
세 개를 하루씩 굴리고 나서 제 답은 명확합니다. 비개발자 첫 결제는 젠스파크가 정답이라고 봅니다. UI가 가장 정돈돼 있고, PPT·랜딩페이지처럼 바로 회사에서 써먹을 결과물이 나오니까 외주비 절감 효과가 즉시 보입니다.
마누스는 데이터 분석이나 시장조사 보고서가 '직무의 핵심'인 분께만 추가로 권합니다. 크레딧 구조가 워낙 까다로워서, 입문용으로 손대면 데이기 쉬운 구간이에요. 코멧은 메인 도구보다는 평소 쓰는 브라우저에 슬쩍 끼워두는 보조용으로 잡으시면 깔끔합니다.
마지막으로 셋 다 공통으로 챙기실 게 있어요. 이 에이전트들은 이메일, 로컬 파일, 브라우저 활동까지 포괄적인 접근 권한을 요구합니다. 회사 계정이나 금융 정보가 든 브라우저 프로필에 그대로 붙이지 마세요. Prompt Injection 한 방이면 권한 전체가 그대로 흘러나갈 수 있는 구조거든요. 참고로 저는 윈도우 사용자 계정을 따로 하나 더 만들어서 에이전트 전용으로 분리해두고 쓰고 있어요. 처음 프로필 가르는 데 30분 쓰는 쪽이, 권한 다 줘버린 뒤에 후회하는 것보단 훨씬 싸게 먹힙니다.
세 도구 다 '즉답 챗봇'이 아니라 '비동기 일꾼'이라는 점만 잊지 않으시면, 첫 일주일은 어떤 걸 결제하셔도 만족스러우실 겁니다. 다만 마누스 딥 리서치 버튼 앞에선 한 번 더 손이 떨려야 정상이에요. 1,000 크레딧이 어느 정도냐면, 월 구독료의 25%를 한 작업에 태우는 셈이에요. 한 클릭에 25%가 사라지는 구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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