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주말이었어요. 아이 생일 사진 세 장을 띄워놓고 "잔잔한 피아노 깔아줘"라고 입력했더니, 20분 뒤에 음악까지 입혀진 30초 영상이 손에 들어왔습니다. 편집 프로그램은 안 열었어요.
저는 영상 편집을 거의 못 합니다. 컷 자르고 음악 붙이는 그 과정이 워낙 귀찮아서 매번 미루다 마는 편이거든요. 근데 이번엔 말로 설명만 했는데 결과물이 나왔으니, 진짜 신기하더군요. 다만 "편집 제로"는 살짝 과장이었다는 것도 같이 말씀드릴게요.
제미나이 옴니는 영상과 음악을 한 번에 만듭니다
핵심은 제미나이 옴니(Gemini Omni) 가 통합 멀티모달 모델이라는 점입니다.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영상을 하나의 프롬프트로 받아서 영상으로 뱉어내는 구조예요.
기존 방식이랑 뭐가 다르냐면, 보통은 Veo로 영상 뽑고 Lyria로 음악 따로 만든 다음 합치는 식이었습니다. 근데 제미나이 옴니는 영상 호출, 음악 호출을 따로 하는 게 아니라 한 번의 연산으로 동시에 처리한다고 해요.
그래서 음악의 키와 영상 색감, 음성 박자와 화면 전환 타이밍이 알아서 맞아떨어집니다. 제가 따로 "여기서 음악 고조시켜" 같은 지시를 안 했는데도 피아노 선율이 올라가는 지점에 화면이 자연스럽게 넘어가더라고요. 이 동기화가 진짜 마음에 들었어요.
대신 1회 생성 길이는 10초 안팎입니다. 여기가 첫 번째 함정이었어요.

가족 사진 한 장으로 30초 영상 만든 과정
제목의 "30초"가 한 번에 뚝딱 나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제미나이 옴니가 만들어주는 건 10초짜리 클립 한 개예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했어요.
- 생일 사진 한 장과 텍스트 프롬프트를 같이 넣어 10초 클립을 생성했습니다. 사진을 넣으니 인물 얼굴과 색감 잡는 힘이 확실히 좋아졌어요.
- 같은 방식으로 클립을 세 개 만들어요. 각각 다른 사진, 다른 분위기로요.
- 유튜브 크리에이트(YouTube Create) 앱에서 세 클립을 이어 붙입니다.
여기까지 다 해서 한 20분 걸렸습니다. 순수 텍스트만 넣는 것보다 사진을 한 장이라도 참조로 넣는 게 통제력이 훨씬 좋았어요.
참고로 결과물에는 전부 SynthID 라는 워터마크가 들어갑니다. AI로 만든 영상임을 식별하는 표식인데, 눈에 띄게 박히는 건 아니지만 모든 결과물에 포함된다는 점은 알아두시는 게 좋겠어요.

제미나이 옴니 무료로 쓰는 경로는 따로 있어요
"무료"라는 말도 살짝 주의가 필요합니다. 제미나이 앱에서 이 기능을 쓰려면 구글 AI 플러스 같은 유료 구독이 필요하거든요. 월 4.99달러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근데 진짜 무료로 체험할 길이 따로 있습니다. 유튜브 쇼츠 랑 유튜브 크리에이트 앱에 기능이 무료로 들어가 있고, 구글 플로우(Google Flow)는 워크스페이스 무료 포함 범위에서도 써볼 수 있어요. 다만 무료 쪽은 사용량 제한이 있습니다.
음악 저작권 걱정이 있으신 분들께도 이 방식이 편했어요. "잔잔한 피아노"처럼 프롬프트에 음악을 적으면 영상과 함께 새로 생성되니까, 남의 음원 가져다 쓸 일이 없거든요. 가볍게 테스트만 해볼 거면 굳이 구독 안 하셔도 된다고 봅니다.

AI 영상 만들기, 아직 안 되는 것들
솔직하게 한계도 적어둘게요. 직접 해보니 아쉬운 지점이 명확했습니다.
일단 클립끼리 얼굴 일관성이 잘 안 맞습니다. 클립 1의 아이 얼굴이랑 클립 3의 얼굴이 미묘하게 다른 사람처럼 나올 때가 있더라고요. 같은 인물을 계속 유지하는 건 참조 이미지를 받쳐주는 Veo 3.1 쪽이 더 안정적이라고 합니다.
세밀한 연출 지시도 잘 안 먹혔어요. "카메라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여줘" 같은 구체적인 주문은 무시당하기 일쑤였습니다. 화질도 영화 같은 수준을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어요. 그쪽은 4K까지 지원하는 Veo 3.1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30초를 넘기려고 하니까 편집하는 시간이 영상 생성 시간보다 길어지더군요. 10초 제한이 은근히 발목을 잡습니다. 개발자용 API도 아직 폭넓게 풀린 단계는 아니에요.

제미나이 옴니가 가장 쓸 만한 순간
그럼에도 쓸모가 분명한 자리가 있습니다. 생일이나 기념일처럼 사진 몇 장으로 즉석 축하 영상을 만들 때, 이만한 게 없었어요.
20분 안에 음악까지 깔린 영상이 나오니까, 단톡방에 바로 던지기 딱 좋았어요. 전문가 작업물 같은 퀄리티는 아니지만 가족끼리 보고 웃기엔 충분합니다.
반대로 광고나 외주처럼 고화질과 캐릭터 일관성이 중요한 작업이라면, 제미나이 옴니 말고 Veo 3.1 쪽을 보시는 게 맞다고 봅니다. 구글도 당분간 고화질·장편용과 통합·신속용을 따로 굴릴 계획이라고 하니, 용도 나눠 쓰는 게 답인 것 같아요.
결국 "말로 영상과 음악을 만든다"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다만 '편집 제로'는 아니고, 10초 클립을 잇는 손품은 여전히 제 몫이었어요. 다음 가족 모임 영상은 또 이걸로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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